SS27에서 뉴욕, 런던, 밀라노를 장악한 K-Pop

By Andrea Sacal

패션 위크 시즌에는 보통 K-pop 스타들을 보기 전에 먼저 그들의 존재를 듣게 된다. 대부분의 행사장 밖에서는 검은색 SUV 행렬, 번쩍이는 카메라 수십 대, 삼엄한 보안, 그리고 현장 분위기를 경기장 콘서트처럼 바꿔버릴 만큼의 비명이 익숙한 풍경처럼 펼쳐진다. 지난 3주 동안 뉴욕, 런던, 밀라노는 K-pop과 패션의 관계가 단순히 아이돌을 프런트 로에서 알아보는 수준을 훌쩍 넘어섰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뉴욕의 Tommy Hilfiger에 등장한 JISOO부터 런던의 Burberry에 자리한 SHUHUA, 그리고 밀라노 곳곳에 흩어진 아이돌 군단까지, 한국 아이돌들은 Spring/Summer 2027 런웨이를 장악했다.

JISOO는 Tommy Hilfiger의 Plaza Hotel takeover에 이미 브랜드의 이미지와 DNA 속에 깊숙이 자리한 상태로 등장했다. BLACKPINK 멤버인 그녀는 최근 Fall 2026 출연을 포함해 여러 Tommy 캠페인의 얼굴을 맡아왔고, NYFW에서의 이번 등장 역시 아메리칸 프레피 스타일을 자신만의 아이돌 감성으로 풀어내는 파트너십의 연장선이었다.

Girls' Generation의 HYOYEON, YURI, SOOYOUNG 역시 Tommy Hilfiger의 SS27 대형 쇼에 참석해, JISOO를 최고 수준의 K-pop 스타덤으로 이끈 선배 세대와의 세대 간 연결고리를 만들어냈다. JISOO는 K-pop이 배출한 가장 큰 글로벌 수출품 중 하나를 대표하고, Girls' Generation의 세 멤버는 그가 걸어가는 길을 닦아온 주역들이기 때문이다. JISOO는 NYFW를 둘러싼 측정된 셀러브리티 소셜 대화의 3.11%를 차지했으며, SOOYOUNG, YURI, HYOYEON은 각각 1%를 조금 넘는 수치를 기록했다. 더 넓게 보면, Onclusive는 아시아 엔터테인먼트 스타들이 NYFW 소셜 대화의 주요 엔진이었다고 분석했다. 그중 Tommy Hilfiger만으로도 전체 바이럴 화제의 19.81%를 차지하며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편 MEOVV의 ELLA는 COS 쇼에 참석해, 2025년 브랜드의 Seoul 쇼에서 시작된 인연을 이어갔다. 어쩌면 이는 또 한 번의 BLACKPINK 등장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준다. ELLA는 훨씬 더 신세대 아이돌에 속하지만, 이미 같은 국제 패션 서킷에 편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럭셔리는 더 이상 아이돌이 글로벌 슈퍼스타가 되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대신 이들을 일찍부터 포착해 끌어들인다.

London Fashion Week는 차세대 패션 리더를 탄생시키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셀러브리티의 등장보다는 떠오르는 인재들의 실험적인 결과물에 더 무게를 둔다. 런던에는 참석한 아이돌 수가 적었지만, 존재감만큼은 충분히 컸다.

i-dle의 SHUHUA는 Chelsea College of Arts에서 열린 Burberry의 마지막 쇼에 참석해 Daniel Lee의 점점 더 국제적인 프런트 로에 합류했다. 그녀는 Bright Vachirawit와 일본 아이돌 Koji Mukai에 이어 LFW에서 세 번째로 큰 셀러브리티 영향력을 보였다. 반면 전 LOONA 멤버 YVES는 하나의 메가 브랜드에만 붙지 않고 TOGA, Natasha Zinko, Keburia, Bora Aksu를 오가며 FROW를 빛냈다. 이는 그녀가 자신만의 국제적인 팬덤을 더 작고 실험적인 공간으로도 끌어올 수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 그 결과, K-pop의 다음 패션 기여는 팬들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디자이너들에게 수천 명의 새로운 시선을 돌리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뉴욕이 K-pop의 영향력을 보여줬고, 런던이 그 효율성을 보여줬다면, 밀라노는 양으로 승부했다. 이탈리아 패션의 중심지에서 TWICE는 분산 전략을 택했다. SANA는 Prada에, MINA는 Fendi에, MOMO는 Onitsuka Tiger와의 앰배서더 관계를 이어갔다. NCT의 JAEHYUN은 Prada에서 SANA와 함께했고, ATEEZ는 역할을 나눴다. YUNHO는 Glenn Martens의 마지막 Diesel 쇼에 참석했고, SAN은 Dolce&Gabbana 좌석을 채웠다.

또 다른 곳에서는 Fendi가 자체적인 미니 K-pop 유니버스의 문을 열었다. Stray Kids의 BANG CHAN은 Baguette 캠페인 출연 이후 다시 이 하우스로 돌아왔고, ITZY의 YUNA, 2NE1의 DARA, TWICE의 MINA는 Maria Grazia Chiuri의 SS27 컬렉션이 펼쳐진 프런트 로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어진 나머지 일정에서는 RIIZE의 SUNGCHAN이 Bottega Veneta에, Girls' Generation의 YOONA가 Max Mara에 모습을 드러냈다.

예전에는 K-pop 아이돌이 국제적으로 성공했다는 증거처럼 패션 위크에 등장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 뉴욕, 런던, 밀라노는 아이돌에게 프런트 로 자리를 자동으로 예약해주는 듯하다. JISOO는 단순히 Tommy Hilfiger를 입은 것이 아니고, SANA는 단순히 Miuccia Prada와 Raf Simons의 새 컬렉션을 보는 관객이 아니며, BANG CHAN은 단순히 Fendi Baguette Bag을 든 참석자가 아니다. 각 아이돌은 자신들을 향한 군단을 동반하고 등장해, 콘텐츠를 대화로 바꾸고 대화를 문화적 영향력으로 전환할 수 있는 힘을 보여준다.

K-pop이 패션계를 점령한 가장 큰 신호는 어쩌면 그것이 얼마나 당연한 존재가 되었는지에 있다. 몇 시즌 전만 해도 주요 쇼에서는 한두 명의 아이돌이 헤드라인을 독점했지만, 이제는 신인과 베테랑 디자이너 모두 도시별로 이들을 프런트 로에 다 앉히기조차 벅찰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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