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k-By-Track With KPOPWORLD

YOON SAN-HA가 “NO REASON”을 해설하다

By Hasan Beyaz

다재다능함과 재탄생을 중심으로 구성된 앨범 CHAMELEON 이후 10개월 만에, YOON SAN-HA의 세 번째 미니앨범은 정반대의 방향을 택했다. 모습을 바꾸는 콘셉트 뒤에 숨을 필요 없이, NO REASON은 다섯 곡을 통해 스스로를 연기하지 않은 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떤 모습인지 묻는다. 겉으로 보기엔 더 작은 제안이지만, 실제로는 더 어려운 질문이다.

CHAMELEON은 그에게 움직일 여지를 줬다. 서로 다른 사운드, 서로 다른 음역, 모순까지 담아낼 수 있을 만큼 넓은 콘셉트가 주는 자유. 반면 NO REASON은 그런 안전장치를 의도적으로 없앤다. 그는 이 앨범이 “그냥, 이유 없이”라는 태도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것은 게으름이나 회피가 아니라, 진짜 창작의 입장이다. 스스로를 굳이 설명하지 않는 것, 그 자체가 자기 확신의 방식이라는 뜻이다. 겉으로 크게 드러나진 않아도, 그 안에는 분명한 자신감이 있다.

그는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사운드뿐 아니라 앨범의 의도까지 함께 빚어냈다. 그만큼의 몰입은 결과물에서도 느껴진다. 특정 테마를 중심으로 조립된 앨범이라기보다, NO REASON은 하나의 기록처럼 다가온다. 지금의 그는 어떤지, 아무도 그에게 무엇이 되어야 한다고 묻지 않을 때 어떤 소리가 나는지, 그리고 아티스트가 필터 없이 있는 그대로면 충분하다고 결정했을 때 무엇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기록 말이다. 그 결과물은 제목이 분명하게 말하듯, 단순한 전제를 바탕으로 한 곡들의 모음이 됐다. 이유는 필요 없다.

타이틀곡 "IDK ME"는 그 생각의 중심에 놓여 있다. 브라스, 묵직한 베이스, 그루비한 퍼커션 위에 얹힌 하이브리드 팝 트랙으로, 대부분의 아티스트라면 브리지쯤에 숨겼을 고백으로 시작한다. 나조차 나를 잘 모르겠다는 것. 여기엔 사과도, 위기감도 없다. 오히려 결함이 아니라 출발점으로 제시된다. 자기 이해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전제조건은 아니라는 게 이 곡의 핵심이다. 움직이며 알아가면 된다. 이전 발매작들보다 더 깊어진 그의 보컬은 "IDK ME"에서 그 주장을 설득력 있게 전달할 충분한 공간을 얻는다.

나머지 앨범은 그 긴장을 너무 매끈하게 해소하지 않은 채 유지한다. 오프닝 트랙은 이미 결정을 마친 듯한 드럼과 기타 리프를 앞세운 팝 펑크로, 따라올 테면 따라와 보라는 식의 의도를 드러낸다. 90년대 R&B를 바탕으로 한 "If We"는 결국 그렇게 끝날 수밖에 없었던 이별 뒤의 구체적인 불편함 속에 머물면서도, 여전히 그 이유를 되짚는다. 따뜻한 컨트리 팝으로 풀어낸 "+1"은 힘들었던 시간들을 시간이 지나 뒤돌아봤을 때 비로소 의미 있는 순간들로 다시 바라본다. 마이너스가 쌓여 플러스가 된다는 식의 감각이다. "demo"는 별다른 장식 없이 마무리된다. 최소한의 프로덕션, 그대로 드러난 보컬, 필터 없는 상태야말로 유효한 마지막 형태라고 스스로 결정한 사람의 소리다.

다섯 곡에 걸쳐, YOON SAN-HA는 자기 자신에게 정직함 말고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앨범을 완성했다. 여기서 그는 자신의 말로 각 곡을 하나씩 짚어가며, 무엇을 향해 나아갔는지, 리스너들이 무엇을 느끼길 바랐는지, 그리고 마침내 자신을 설명하는 일을 멈추는 것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들려준다.

저는 "NO REASON"을 이번 앨범의 가장 분명한 첫인상으로 봐요. 아무 이유 없이 무언가를 하고 싶어지는 설명할 수 없는 충동, 그리고 꾸밈없이 100% 진짜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운드적으로도 직관적이고 에너지가 높아서, 전체 프로젝트의 분위기와 방향성을 완벽하게 잡아주는 곡이라고 봐요.

"IDK ME"는 저에게 정말 특별한 곡이에요. 저조차도 저를 잘 모른다는 걸 인정하면서, 그런 모습 그대로 앞으로 계속 나아가겠다고 말하는 곡입니다.

"If We"는 이별 이후에도 오래 남는 감정을 담은 곡이에요.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떠오르는 '만약에'라는 생각들이 불러오는 감정을 차분하게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동시에 돌아보더라도 결국 똑같은 결말이었을 거라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마음도 담겨 있어서, 여러 상반된 감정이 함께 공존하는 곡이라고 생각해요.

"+1"은 인생의 어려운 순간들도 지나고 나서 돌아보면 의미가 있었다는 내용을 담은 곡이에요. 이 노래의 따뜻함이 듣는 분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불렀습니다.

저는 "demo"가 이번 앨범에서 가장 솔직한 곡이라고 생각해요. 다듬어진 모습이 아니라, 필터 없이 있는 그대로의 저를 담은 곡입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감정이나 생각도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믿기 때문에, 최대한 있는 그대로 담아내려 했습니다.

Car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