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BE, 새로운 레이블 ‘ABD’ 론칭

By Hasan Beyaz

HYBE가 멀티 레이블 체제 내에 걸그룹 제작만을 전담하는 새로운 레이블 ABD를 출범했다. ABD는 “A Bold Dream”의 약자로, 창의적인 의도를 드러내는 문구지만 실제로 얼마나 차별화된 결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려 있다.

레이블을 이끄는 인물은 앞서 PLEDIS에서 Artist Planning Head를 맡았던 Jiwon No로, President 자리에 올라 PLEDIS와 MORE VISION을 아우르는 폭넓은 내부 경험을 바탕으로 운영을 총괄하게 됐다. 서류상으로는 충분히 납득되는 인선이다. HYBE 내부 생태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이해하고 있고, 비교적 확고한 입지를 가진 서브 레이블에서 아티스트 개발을 이끌어온 경험도 갖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눈에 띄는 것은 ABD의 첫 팀에 합류한 크리에이티브진이다. SEVENTEEN, After School, IZ*ONE, TWS의 설계자로 널리 알려진 프로듀서 Sung Soo Han이 데뷔 걸그룹의 음악, 콘셉트, 퍼포먼스를 총괄한다. 이는 상당한 영입이다. Han의 이력은 K-pop 창작 역사에서도 비교적 오래 지속되는 성과를 남긴 축에 속하며, 그의 참여는 ABD가 단순한 조직 개편 차원이 아님을 보여준다.

다만 이 레이블이 메우려는 구조적 빈틈은 분명 실제로 존재한다. HYBE처럼 거대한 회사에게도 걸그룹 라인업은 보이그룹 성과에 비해 늘 상대적으로 얇았다. SOURCE MUSIC의 LE SSERAFIM과 BELIFT LAB의 ILLIT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긴 하지만, 특히 ILLIT은 데뷔팀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돌파구를 마련했지만, 어느 쪽도 BTS나 SEVENTEEN이 보이그룹 시장에서 차지하는 수준의 세대적 존재감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 HYBE에는 사실상 TWICE 같은 팀이 없었다. 걸그룹 전담이라는 명확한 미션과 유능한 프로듀서를 앞세운 ABD는, 그 격차를 메우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회주의적 투입만으로는 부족하며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한 움직임으로 읽힌다.

이런 해석은 HYBE 내부의 로스터 정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업계 전반을 봐도, 걸그룹 제작은 전담 인력과 자원이 충분히 투입되는 경우가 보이그룹에 비해 역사적으로 뒤처져 왔고, BLACKPINK, aespa, NewJeans 같은 팀들의 상업적 성과는 그런 격차를 더 이상 합리화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HYBE가 아예 하나의 레이블을 걸그룹에 맞춰 구축한 것은, 최소한 시장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다.

데뷔는 2026년 하반기로 예정돼 있다. 아직 추가 정보는 확인되지 않았다. 보도자료에 언급된 “unconventional, flexible, and playful”라는 표현이 실제로 대중이 체감할 수 있는 결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적어도 출발선 자체는 신뢰할 만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