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yeon, “Run Away”에서 미지의 세계를 향해 달리다
By Catherine Shin
Miyeon은 지난 1년간 Japan에서 라이브 보컬 아이덴티티를 다져왔다. Tokyo Girls Collection, JJ Festival 같은 대형 패션 행사 무대에 오르며 종종 기타를 손에 쥔 모습으로 존재감을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8월 10일, 그 기반은 하나의 이름을 얻었다. 바로 Miyeon의 첫 일본 디지털 싱글 “Run Away”이자, i-dle 멤버 중 한국 밖에서 발표한 첫 솔로 곡이다. ‘데뷔’라는 표현이 붙었지만, 이 곡은 첫걸음이라기보다 이미 그 무대들에서 쌓아온 흐름의 연장선처럼 들린다.
“Run Away”는 록 편곡과 라이브 기타를 중심으로 구성됐고, Miyeon은 MV 내내 직접 기타를 연주하며 이 곡의 중심 이미지를 이끈다. 이는 그녀의 한국 솔로 작업과는 질감부터 다르다. 첫 미니앨범 My는 R&B 성향이 섞인 팝에 가까웠고, 첫 정규앨범 My, Lover 역시 대체로 그 부드러운 결을 유지했다.
뮤직비디오 전반에는 다양한 톤의 파란색이 등장하며, 적어도 한 장면에서는 그 색이 또렷하게 드러난다. 편집 또한 여러 수준의 흐릿함을 활용해 늦여름의 눅눅한 공기를 닮은 몽환적인 느낌을 만든다. 제목처럼 그녀는 말 그대로 달아나고 있다. 한곳에 머무르기보다 무언가를 향해 달려가는 가사를 시각적으로 반영한다.
등 뒤로 기타를 멘 채 체크무늬 의상을 입은 모습은 뮤직비디오가 움직임과 자기표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한층 더 강조한다. 스타일링은 버스킹에서 볼 법한 흐르고 눈길을 끄는 의상들과 닮아 있어, 음악과의 관계를 또 한 번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작품이 Japanese 데뷔작인 만큼, 뮤직비디오에는 Japan의 일상적인 풍경도 담겼다. 한 장면에서는 방과 후 함께 시간을 보내며 블루 멜론 소다를 마시는 여학생들 무리와 함께 달린다. 이 장면은 청춘의 거리낌 없는 자유로움을 포착하며, 앞으로 계속 달려 나가는 그녀가 그리워하는 감정처럼 느껴진다.
이런 변화는 이번 발표를 위해 새로 만든 것이 아니라, 이미 Japan 무대에서 이어오던 흐름과 맞닿아 있다. 3월 Tokyo Girls Collection 무대에서는 프로듀서 Naoki Wada와의 협업곡 “Don't Ever Say Goodbye”를 선보이며, 한국 활동보다 한층 더 록에 가깝고 라이브 밴드 감각이 강한 방향을 이미 보여줬다. 또한 Yokohama에서 열린 JJ Festival 50주년 공연에도 올랐고, i-dle 역시 2025년 Japanese EP를 발표하고 첫 아레나 투어를 진행했다. 그 덕분에 이번 싱글 이전부터 그녀의 라이브 보컬을 이미 알고 있는 팬층이 존재했다. “Run Away”는 그 사운드를 갑자기 꺼내 든 것이 아니라, 퍼포먼스의 연장선에서 단단히 굳힌 셈이다.
연속성을 더 강하게 보여주는 부분은 작사 참여에도 있다. Miyeon은 KZ, Nthonius와 함께 “Run Away”를 공동 작사했는데, 그 사실은 단순한 ‘첫 일본 싱글’이라는 표지보다 훨씬 많은 것을 말해준다.
그녀가 선택한 메시지는 장르 선택보다 자신의 이력과 더 가깝게 맞닿아 있다. 가사는 멈춰버린 시간을 깨고 나오는 데 초점을 맞춘다. “멈춰버린 시간을 부숴보자”는 문장은 움직이기 전에 지나치게 고민하지 말라는 거부감으로 읽힌다. 이는 그녀 자신의 시간표와도 겹친다. YG 연습생 시절, 데뷔를 앞두고 있던 Blackpink 라인업에서 빠지게 된 경험, 그리고 i-dle에서 거의 5년을 보낸 뒤인 2022년에야 시작된 솔로 커리어까지. 프리코러스의 “Take a leap, run (Run), even if you get lost”라는 가사는, 기다림을 거친 사람이 이제는 비록 결과가 불확실하더라도 자신을 위해 무언가에 뛰어들 준비가 됐다는, 구체적인 1인칭의 지시처럼 들린다.
그래도 ‘데뷔’라는 말이 여기서는 꽤 너그럽게 쓰이고 있다. 디지털 싱글은 EP가 아니다. 아직 더 큰 작업물도 없기에, 록 방향성이 그녀에게 진짜 새로운 길인지, 아니면 Japanese 청중을 위해 꾸민 일회성 시도인지 검증할 수도 없다. 공동 작사 여부와 상관없이 곡 하나만으로 저자성을 논하기엔 표본이 너무 적다.
MV도 이 점을 더 복잡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밝고 기분 좋은 도시 배경의 영상은 가사의 구체성을 확장하기보다 즉각적인 호감을 우선하도록 설계돼 있다. 노래는 저자성을 주장하고, 영상은 친근함을 내세운다. 이 둘이 꼭 충돌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작품에서 더 힘든 일을 하는 쪽은 분명히 하나뿐이라는 점은 솔직히 짚어둘 필요가 있다.
그래도 가장 오래 남는 문장은 결국 그녀가 직접 쓴 그 한 줄이다. “별생각 말고, 자, 달려보자.” 다른 사람들의 시간표를 따라 기다려온 지난 10년 끝에, 그녀는 자신과 자신의 그룹을 위해 미지의 세계로 첫 발을 내딛고 있다.